‘3월의 자선냄비’에 사랑이 가득찼다… 구세군, 일본 돕기 이틀간 모금

입력 2011-03-18 17:38


매년 12월에만 볼 수 있었던 구세군 자선냄비가 3월에 등장했다. 구세군 대한본영은 18∼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시내 23곳에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일본지진 긴급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1928년 한국에서 자선냄비가 처음 시작된 이래 3월에 자선냄비가 거리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일본의 재난은 그만큼 긴급한 도움이 필요했다.

18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현장에는 구호현장에는 달려가지 못하지만 함께하는 마음을 보태기 위해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팝페라가수 이사벨, 가수 션, 브라운아이즈걸스의 나르샤, 김정훈, 송승환의 난타팀 등이 나타났다. 이들은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며 재난을 당한 일본을 위해 온정을 호소했다.

빨간색 가운을 입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가수 션은 “강도 만난 이웃을 도와준 선한 사마리아인이 진정한 이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게 이웃이 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에서 팬미팅을 준비하던 중 지진을 직접 겪은 김정훈은 “지진이 일어난 동북 지방과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한 진동을 느꼈다”며 “팬미팅을 무기한 연기하고 돌아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방사능까지 유출되는 등 피해가 심각해 직접 모금현장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3월의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시민들의 온정이 답지했다. 이날 전국재해구호협회는 4억70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구세군에 전달했다. 구세군은 구호품을 19일 오전 11시 부산에서 선적해 일본으로 보낼 예정이다. 또 인근지역에 있는 코리아나호텔은 성금 1000만원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전달했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생수 10만병을 구세군에 전달하기로 했다.

박만희 사령관은 “가까운 나라 일본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구세군은 지난 12일부터 4월 11일까지 전국 640개 교회와 시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모금활동을 벌인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바다를 건너 일본인들에게 힘과 용기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구세군은 “긴급하게 진행된 자선냄비인 만큼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절실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3월의 자선냄비 소식을 듣고 봉사를 자청하는 등 일본 지진 모금을 위한 도움의 손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류스타 송승헌씨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2억원을 기부한 것을 비롯해 지난 17일 오후 4시 현재, 2억5000여만원의 성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