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 또 재벌드라마, 그런데 다르다
입력 2011-03-18 17:32
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가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경쟁작이던 SBS의 ‘싸인’이 종영한 뒤로는 시청률에서도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재벌가의 추한 뒷모습을 여느 드라마보다 디테일하게 그려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로열패밀리’는 집안에서 철저히 무시당하며 살아온 재벌가 며느리 김인숙(염정아)의 복수극이다. 모리무라 세이치의 소설 ‘인간의 증명’이 원작이다. ‘재벌 드라마’는 숱하게 있어왔고, 현재도 ‘욕망의 불꽃’(MBC), ‘마이더스’(SBS) 등이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로열패밀리’의 경우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의 패권을 둘러싼 자식들 간의 암투, 정치권과 언론을 쥐락펴락하는 재벌 권력의 모습이 훨씬 더 자세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JK그룹 며느리들은 사업 아이템 경쟁을 통해 시어머니인 공순호(김영애) 회장의 눈에 들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가문의 비밀이 누설되면 회장의 수하들이 자식들의 집을 수색한다. 지난 15일 인천 송도동 송도알펜시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희 CP는 “재벌가는 일반인이 갖지 못한 파워가 있는 만큼 스토리를 극적으로 풀어가는 소재가 된다”며 “인간 이면의 모습을 드러내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열패밀리’는 시청자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만큼 빠른 사건 전개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염정아는 “이야기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다보니 촬영 현장에서도 출연자끼리 잡담을 나누기보다는 극의 흐름을 어떻게 쫓아갈지 작품 얘기만 나누게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각 인물의 캐릭터도 확실하고 가부장 사회를 비꼬는 코드들, 음악과 영상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세련되게 전달하는 장면 등을 볼 때 ‘로열패밀리’는 굉장히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싸인’에 밀려 전주까지 7%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던 ‘로열패밀리’는 5,6회가 방송된 17,18일 모두 두 배 가량 급증한 1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로열 패밀리’가 재벌가의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JK그룹 며느리들은 ‘애 엄마가 아니라 아들들의 노리개’여서 ‘가슴 모양이 망가지는’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는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 대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