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사랑얘기 없어 좋았던 ‘싸인’…새 시즌 기다려요”
입력 2011-03-18 12:16
과학수사극의 시대를 다시 열었다고 평가 받는 SBS 드라마 ‘싸인’의 여주인공 김아중.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비롯한 전작들의 장르가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였기에 그에게 이 드라마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드라마가 종영된 지 일주일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그를 만났다. 김아중은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많이 느꼈다”면서도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 (연기의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아중은 극중에서 열의 넘치는 신참 법의관 고다경 역을 맡았다. 남자 주인공 박신양의 배역은 천재 법의관 윤지훈. 다른 드라마였다면 남녀 주인공 사이의 멜로가 드라마의 뼈대가 됐겠지만 ‘싸인’은 달랐다. 멜로는 배제됐고 ‘사건의 힘’만으로 밀어붙였다. 연쇄살인 사건, 미군 총기살인 사건, 재벌의 맷값 폭행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쉼 없이 이어졌다. 김아중은 “여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멜로가 없는 대신 멘토(윤지훈)와 멘티(고다경) 사이에는 무한한 존경심이 있었어요. 이런 감정들을 연기해야 했기에 이번 드라마가 더 뜻 깊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사랑 이야기는 다른 작품에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유명 미국드라마 ‘CSI’처럼 시즌 형식으로 ‘싸인’이 추가 제작될 경우 출연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다시 시켜 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아중은 “‘싸인’과 같은 드라마는 회를 거듭해도 소재는 줄지 않으면서 완성도는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며 “굳이 내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싸인’의 새로운 시즌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982년생으로 올해 서른이 된 김아중. 그의 20대는 화려했다. 배우로서 성공했고,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아 지난달엔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성과가 많아 보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혼란과 방황도 있었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30대, 나아가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는 “차근차근 나의 길을 밟아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한테도 부끄럽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배우이고 싶어요. ‘저 배우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싶고요. 사람을 사랑하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해야겠죠. 요즘 인기 있다는 ‘나쁜 남자’ 스타일은 싫어요(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