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2.9초 남기고 신정자가 뒤집었다… KDB생명, 삼성생명에 68대 67 승

입력 2011-03-17 21:25

경기 종료 4.9초 전. 66-67로 뒤지던 상황에서 공격권을 가진 KDB생명 이경은이 신정자에게 공을 넘겨줬다. 공을 받은 신정자가 지체 없이 슛을 날렸고 신정자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림을 가르며 68대 67로 스코어가 바뀌었다. 삼성생명에게 2.9초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승부는 이 순간 갈렸다.

정규리그 3위 KDB생명이 1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에서 종료 2.9초를 남기고 역전골을 성공시킨 신정자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2위 삼성생명을 68대 67로 꺾었다.

올 시즌 상대전적 2승 5패로 열세였던 KDB생명은 이날 삼성생명을 맞아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또 2005년 겨울리그, 2007∼2008 시즌, 2008∼2009 시즌 등 모두 세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에 무릎을 꿇었던 플레이오프에서의 안 좋은 기억도 어느 정도 털어버렸다.

이날 경기는 KDB생명의 승리에 대한 의지가 돋보인 경기였다. 1쿼터부터 삼성생명이 달아나면 KDB생명이 바로 추격하는 양상으로 게임이 전개됐다. 3쿼터 들어서는 49-48로 앞서기도 했지만 3쿼터 막판 이미선과 선수민에게 잇따라 자유투를 허용하며 3쿼터를 49-57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KDB생명은 4쿼터 들어 이경은의 3점슛 등이 터지며 따라잡았지만 경기 종료 37초 전까지 63-67로 뒤져있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이경은의 슛과 자유투가 연속해서 성공하며 66-67까지 따라잡았고, 결국 경기 종료 2.9초를 남기고 신정자의 천금같은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14일 미디어데이 당시 포지션 맞상대인 이미선을 ‘부숴버리겠다’고 했던 이경은은 17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이미선(7득점 5어시스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고, 신정자(20득점 12리바운드)와 조은주(13득점 4리바운드)의 활약도 빛났다.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즐기면서 경기하도록 주문했는데 그게 주효한 거 같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생명은 이종애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며 선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홈에서 1패를 당했다. 선수민(20득점 9리바운드), 킴벌리 로벌슨(20득점·5리바운드) 등이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 팀은 19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