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해피나우 구호 계획… 센다이로 구호품 전달 루트 개척 휘발유·식량 계속해서 보낼 예정
입력 2011-03-17 19:10
국제구호 NGO ‘해피나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와 그 산하 세계선교회(GMS), 성시화운동본부 등은 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 최대 피해지역 센다이를 답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긴급구호를 발 빠르게 진행하기로 17일 결의했다.
지난 14일 일본에 입국해 16일 센다이에 도착한 해피나우 구호팀은 당초 피해지역을 둘러본 다음 17일까지 머무르며 각 지역 일본 선교사들을 통해 구호품을 수송해 오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계획은 갑자기 변경됐다. 센다이 사랑의교회 안중식 선교사가 “우리 교회 성도인 교민들이 긴급히 이 지역을 나가고 싶어한다”면서 “구호팀 차량이 우리를 에스코트해서 도쿄 인근까지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80㎞ 떨어진 이 지역 주민들이 방사능 오염을 크게 우려하는데다 이미 쓰나미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탈출 욕구는 더 컸다. 이미 교민들은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한국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른다는 게 안 선교사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휘발유를 구할 수 없어 차편으로 나갈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마침 구호팀이 휘발유 80ℓ를 구해오자 안 선교사가 “당장이라도 일부 성도를 내보내 주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구호팀은 안 선교사와 교민 네 명을 인솔하고 16일 오후 늦게 센다이를 다시 출발, 17일 새벽에 후쿠시마 남서쪽 도치기현 사노시에 도착했다.
해피나우 사무총장 박원영 목사는 “비록 이번 답사 때 생필품은 적은 양밖에 전달하지 못했지만 현지로 물품을 수송하는 경로를 확실히 알았고, 방사능 위험을 무릅쓰고 수송을 맡겠다는 일본 각지의 한인 선교사들을 만났으며, 현지에서 물품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파악했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앞으로 해피나우는 예장 합동 총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통해 국내에서 성금을 모금하고, 일본 내 GMS 비상대책위원회, 일본 개혁파 그리스도교단, 예수전도단과 세계한인선교사협의회 등과 협력해 구호를 체계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센다이 사랑의교회 건물에 ‘한국교회 일본 동북 관동 대지진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하며 도쿄 니가타 우츠노미야 세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둘 계획이다. 또한 그 사이에도 선교사들을 통해 식료품과 휘발유를 최대한 구해 센다이로 계속 전달키로 했다.
17일 오후 구호팀은 도쿄로 이동했다. 지난 14일 이후 내내 그랬던 것처럼 박 목사의 휴대전화에는 “한국 교회인데 일본을 도울 방법을 알려 달라”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쉴 새 없이 걸려왔다.
도쿄=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