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매각 반대 총파업까지 결의… 하나은행 노조 “매국 호도 좌시 못해”

입력 2011-03-17 21:27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지연되면서 양 은행 직원 간 감정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총파업까지 결의하며 인수 반대 의사를 밝히자 그간 침묵을 지켜왔던 하나은행 노조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면에는 은행 직원 사이의 자존심 싸움도 걸려있어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이를 융합하는 문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16일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입장표명을 유보해 왔지만 최근 상황이 점입가경이라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가 매국행위인 것처럼 호도하는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외환은행 노조를 겨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지지하며 노조 협조가 필요하다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노조의 움직임은 외환은행 노조에 의해 하나금융이 ‘매국 집단’인 것처럼 비쳐지는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동안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먹튀’를 돕고 있으며, 이번 인수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차입인수로 인해 외환은행마저 부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

피인수기관인 외환은행 노조가 이처럼 하나금융을 수차례 비하하자 결국 하나은행 노조도 공식 입장을 내고 반발하게 된 것이다. 특히 외환은행이 국책은행으로 출발,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최근에는 론스타의 매각 시도가 수차례 수포로 돌아가면서 유랑하는 신세가 됐음을 직시해야 한다는 반감도 하나금융 직원들 사이에선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관계자는 “인수·피인수은행 간 정서 차이는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노노(勞勞)갈등으로 바라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