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결전 치닫는 리비아 사태… 카다피 “반군 거점 미스라타 총공격”
입력 2011-03-17 21:30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친위부대가 반군 세력의 주요 거점 도시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카다피군은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도시 벵가지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서부지역 최후의 반정부 세력 점령지인 미스라타에서도 양측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리비아, 최후의 결전=압도적 화력으로 아즈다비야 중심부를 차지한 카다피 부대는 16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정부군이 무장한 폭력배들을 몰아내고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벵가지로 가고 있다”며 “자정까지 반군과 무기고가 있는 장소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정부군의 벵가지 진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벵가지와 아즈다비야 주재 인력을 동부 토브루크로 철수시켰다.
카다피는 또 “오늘 미스라타에서 전투가 시작됐고, 내일 결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군이 미스라타를 탈환하고 서부지역에서 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총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미스라타는 지난 9일 트리폴리 서쪽 관문인 자위야가 정부군에게 함락되면서 서부에서 유일하게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지역이 됐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를 마친 뒤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넘어서는 조치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미국의 견해”라고 밝혔다. 리비아에 대한 적극적인 군사적 개입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안 초안에 합의했다.
◇바레인 강경진압, 시아파 국가 반발=바레인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지 하루 만인 16일 시위 중심지인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농성시설을 철거했다.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다.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의 압델 잘릴 칼릴 대표는 강경진압에 대해 “(시위대) 섬멸을 위한 전쟁”이라며 “이런 진압은 전쟁에서조차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바레인 국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매우 추악한 방식이며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바레인과 사우디 국왕에게 각각 전화해 바레인의 폭력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