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바닷물 30t 쏟았지만… ‘원자로 냉각’ 실패

입력 2011-03-18 00:27

日, 헬기 2대 동원 3·4호기에 4차례 투하

일본이 17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수’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정부와 도쿄전력은 물론 자위대와 경찰, 소시민도 나섰다. 도쿄전력은 이날 저녁 제1원전에서 작업 중인 인력이 자원자들을 포함해 32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자위대는 이날 오전 치누크 헬리콥터 2대로 3·4호기를 향해 4차례 모두 30t의 바닷물을 투하했다. 그러나 원전 내 방사능 수치가 별로 낮아지지 않아 실패로 끝났다. 저녁에는 자위대와 경찰이 특수소방차와 고압살수차를 동원해 냉각 작업을 실시했으나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후 수단으로 원자로를 콘크리트 덮어버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이날 도쿄로 출발하기 전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냉각수 살포 작전은 사용후 핵연료봉을 보관하고 있는 수조의 물이 가열되면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핵연료봉은 사용 뒤에도 계속 발열한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경우 원자로 건물 내 격납용기 위쪽 상층부에 사용후 핵연료봉을 보관하기 위한 수조가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3호기와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보관한 수조를 냉각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새나갈 우려가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3호기가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3호기는 하루 전인 16일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용후 핵연료봉을 저장한 수조 수위가 낮아졌다. 이 곳에는 사용후 핵연료봉 514개가 보관돼 있다. 4호기엔 사용후 핵연료봉 783개가 수조에 보관돼 있는데 냉각수 공급이 안 되면 3호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봉 각각 946개, 876개가 보관돼 있는 5호기와 6호기 안 수조의 온도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1~3호기의 원자로 안 핵연료봉은 여전히 공기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도쿄전력은 이날 제1원전에 대한 전원 공급 재개를 위해 송전선 설치 작업을 계속했다. 이를 통해 비상노심냉각장치(ECCS) 등을 가동시키면 위기탈출을 위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도쿄전력은 “빨라도 18일 중 전원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며 “그 경우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을 뿐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원전 2·3·4호기에서는 하얀 증기로 보이는 기체가 계속 솟아나왔다. 방사성 물질 누출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0㎞나 떨어진 시즈오카의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세슘(Cs) 134 등 5종류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