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에이스 손’의 귀환… 방망이는 허공을 맴돌고 부산 갈매기는 환영의 춤
입력 2011-03-17 17:56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6·롯데)이 돌아왔다. 부상 탓에 지난해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지만 시범 경기에 나서 옛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손민한은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6회부터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1일 SK와 연습경기에 이어 닷새 만에 등판했고 시범경기에서는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손민한은 최준석과 이성열, 양의지 등 두산의 거포들을 차례로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또 7회에도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간단히 이닝을 마무리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번 등판에서 주목할 것은 손민한이 강속구가 살아나면서 예전의 완급 조절을 앞세운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는 것이다. 6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24개를 뿌렸고, 최고구속은 144㎞가 찍혔다. 타자 1명당 공 4개꼴로 경제적인 투구를 보여준 것이다. 손민한은 닷새 전 SK와 연습경기에서 1이닝 동안 공 13개를 던지면서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손민한은 “투구 내용에 만족하고 부상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 기분이 좋다”면서 “컨디션과 느낌이 너무 좋기 때문에 이제 본 궤도에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민한은 롯데가 하위권을 맴돌던 시절 팀을 홀로 받치는 기둥이었다. 2005년에는 18승7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하며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MVP를 받으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MVP가 나온 첫 사례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은 비록 롯데의 간판 자리를 이대호에 내줬지만 2008년까지 4년 연속 두자리 수 승수를 올리는 등 2009년까지 명실상부한 롯데의 얼굴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2009년 10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한 후 줄곧 재활에 매달려왔고, 작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복귀를 타진했으나 통증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팀 합류가 어려워지자 양승호 신임 롯데 감독은 손민한을 국내에 남겨 두고 사이판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손민한은 재활군에 편성돼 김해 상동구장에서 겨울을 났다. 1년이 넘는 지루한 재활 기간 끝에 3월 시범경기에서 예전 기량을 거의 회복했다.
양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에 데리고 가지 못해 많은 걱정을 했지만 본인이 국내에서 재활에 몰두한 것 같다”면서 “일단 실전 감각을 쌓게 한 후에 6월쯤 선발진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