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AC '방사능 경고문' 혼선…기상청,원문 공개 해명 소동

입력 2011-03-17 01:04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산하 기관인 런던 화산재예보센터(VAAC)의 경고문이 잘못 전달돼 혼선이 빚어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 공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제 기구인 VAAC가 16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여파로 일본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 등 5개국 상공에서 방사능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공식 경보를 발령했다’는 소식이 16일 국내에 전파됐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항공감시 기구인 VAAC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사성 물질 유출 경보를 항공업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VAAC는 지난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도 전 세계 항공사에 경보를 발령했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확산돼 “우리나라 상공에 방사능 물질이 날아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이는 과장이 섞인 정보였다. VAAC가 발표한 내용은 ‘한반도 상공으로 방사능 물질이 유입됐다’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항공 관계자들은 후쿠시마 주변 지역을 비행할 때 주의하라’고 경고한 것이다. 호주VAAC는 홈페이지에 ‘경고(warning)’ 대신 ‘권고(asis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VAAC는 발표문에 나라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고 인천, 중국 상하이, 필리핀 마닐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국 앵커리지, 대만 타이베이 등 국제공항이 있는 10개 도시를 기재했다.

기상청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권고문 원문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기상청은 “VAAC는 특정 비행지역에 대한 화산재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라며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으니 주변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항공사에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상에서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강한 서풍이 불고 있어 일본에서 한반도 상공까지 방사능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이는 다른 국가 기상청의 분석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