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번엔 ‘방사능 눈’… 센다이 새벽부터 함박눈 북서풍 불어 다행
입력 2011-03-16 21:44
동일본 대지진으로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 지역에 함박눈이 내렸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눈에 섞여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 주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기상청은 16일 일본 동북부 지역 서쪽에 따뜻한 해수가 찬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과 만나 눈과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눈은 도야마(富山), 나가노(長野), 니가타(新潟), 후쿠시마(福島), 야마가타(山形), 미야기 등 일본 동북부 지역에 집중됐다. 야마가타현 산간지방에는 적설량이 28.9㎝에 달했다.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린 센다이에서는 기온이 높아 눈이 쌓이지 않았다.
기상청은 17일에도 니가타, 아키타 등 일본 동북부 서쪽지방에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센다이 지역은 구름만 조금 낀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 지역에는 초속 5∼10m의 북서풍이 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에도 후쿠시마 지역과 미야기, 도쿄 등 인근 지역에 북서풍이 불어 방사성 물질이 내륙으로 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눈이 내리면서 대기 중으로 퍼진 방사성 물질이 떨어져 오염 확산 가능성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이 눈이나 비에 붙으면 농도가 높아져 이를 맞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봉환 팀장은 “방사성 물질이 토양이나 지하수를 따라 바다까지 퍼질 수 있다”며 “그러나 점점 농도가 옅어져 우리나라 등 주변 국가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