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닛케이 5.68% 급반등… 아시아 증시도 상승

입력 2011-03-16 18:44


16일 세계 금융시장이 일본 원전 폭발의 충격에서 모처럼 진정세를 되찾았다.

위기의 진원지인 일본 닛케이지수가 9000선을 회복했으며 코스피지수도 35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는 등 아시아 각국 증시가 일제히 뛰었다. 하지만 엔화 강세 기조로 일본 경제의 조기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데다 일본 원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아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05포인트(1.77%) 오른 1957.97에 장을 마쳤다.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유입되면서 한때 1965.15까지 올랐다.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대지진 발생 이후 닷새 만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에 비해 488.57포인트(5.68%)나 급등한 9093.72로 마감해 9000선을 회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4.54포인트(1.19%) 상승한 2930.80을 나타냈으며 대만 가권, 홍콩 항셍지수 등도 반등했다.

하지만 이날 아시아 증시 상승은 전날 급락세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지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엔화 강세기조가 언제까지 갈지가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사다. 엔화는 일본인들이 위기를 맞아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하고 일본으로 가져올 것이란 관측으로 지진 이후 계속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달러당 82.94엔에서 14일 82.07엔, 15일 81.07엔에 이어 이날 80.86엔까지 떨어졌다.

엔화의 일본 회귀에 따른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엔화 경색이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다 일본은행이 위기 탈출을 위해 이날까지 55조6000억엔(약 6800억 달러)이라는 천문학적 유동성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막대한 일본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엔화 강세까지 맞닥뜨릴 경우 경제회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는 세계 실물 및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원전 피해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금융시장 회복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아직 일본 리스크가 진행 중인 만큼 지수 상승 혹은 반등에 의미를 둘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원전 피해에 대한 불확실성 자체가 악재인 만큼 추가 피해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0원 내린 달러당 1130.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세욱 백민정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