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도쿄전력 “2호기 연료봉 33% 손상”

입력 2011-03-16 16:09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제1원전 원자로 4호기를 제외한 다른 다섯 기도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2·3호기의 상황이 좋지 않다.

◇3호기에서 흰 연기 관측=후쿠시마 3호기 부근에선 16일 오전 흰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관측됐다. NHK방송도 항공 촬영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수증기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세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3호기 근처 수조에 이미 사용한 핵연료 집합체 514개를 저장하고 있는데, 수조의 물이 증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3호기 격납용기 손상 가능성을 제기했다가 오후 “가능성이 낮다”고 번복했다.

3호기는 지난 14일 수소 폭발로 건물 외벽이 파괴된 상태다. 만약 격납용기가 손상됐다면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원자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헬리콥터를 출동시켜 3호기에 물을 쏟아 부으려 했으나 원전 상공에 방사선 물질이 기준을 초과해 이를 중단하고 17일로 연기했다.

◇2호기에서 방사능 유출=이날 후쿠시마 원전 정문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2호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밝혔다.

2호기는 지난 15일 오전 6시15분 수소 폭발이 일어나 압력제어실이 손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2호기 노심(爐心)의 손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그러나 격납용기 압력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핵연료가 손상된 양은 5% 이내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도쿄전력 측은 연료봉이 33%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보고했다. 연료봉 손상이 심할수록 구멍과 균열이 커진다. 그렇다 해도 격납용기만 파손되지 않으면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출은 막을 수 있다.

◇1호기와 5·6호기도 안심 못해=가장 먼저 폭발한 1호기 연료봉 손상이 70%에 이른 것으로 보고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직까지 1호기의 격납용기가 훼손됐다는 얘기는 없어 위험성은 2·3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췄던 5·6호기에 대한 냉각도 시급하다. 5호기는 냉각수 수위가 평소보다 다소 낮아졌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5·6호기의 온도가 평상시보다 상승하고 있다. 4호기처럼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