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진의는 그게 아닌데…” 삼성, 낙제점 발언 해명 진땀
입력 2011-03-16 18:34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낙제점 발언’ 파문을 진화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이 회장은, 발언의 진의가 그게 아니었는데 (파문이 확산돼)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지난 10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흡족하다기보다는 낙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청와대가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등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았던 유수한 대기업 총수가 낙제점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서글프다”며 “이런 인식을 어찌 가졌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그동안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걸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정책을 펴와 기업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또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이 회장의 뜻도 강하니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와 함께 간다는 자세로 겸손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영에 전념해 달라”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이 같은 해명으로 이 회장의 발언이 낳은 파문이 사그라들지는 의문이다.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발언을 이 회장의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했으나 ‘그럼 발언의 진의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또 다른 오해가 없도록 이해를 구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