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4등급? 6등급?… 후쿠시마 원전 사고등급 논란

입력 2011-03-16 22:30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계속 커지면서 이번 원전 사고의 국제적 등급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는 16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 6등급으로 조정했다.

ASN은 지난 14일 이 사고를 5등급 또는 6등급으로 분류했다. 앙드레 라코스테 ASN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 전문가와 비공식 소식통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며 “현재 6등급 상태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 사고(5등급)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미국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ISIS)도 일본의 원전 사고를 6등급으로 분류하면서 “상황이 많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사태 추이에 따라 7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전날에 이어 4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지고 폭발이 잇따르는 등 사태가 악화되는 데도 일본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NES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사고의 심각성 정도를 분류하고자 도입한 체계다. 1∼7등급 7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등급이 높아질수록 사고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IAEA에 따르면 7등급은 ‘대형 사고’로,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로 인해 인체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이 발생해 계획적·장기적인 대응조치가 요구되는 경우다. 7등급은 1986년 옛 소련에서 발생해 약 800만명이 피폭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유일하다.

6등급은 ‘심각한 사고’로, 방사성 물질의 상당한 유출로 계획적 대응 조치가 요구되는 경우다. 4등급은 ‘시설 내부의 위험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소규모 유출되고 1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며,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음식물을 가려 먹어야 하는 단계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