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구호작업 미군 방사능 노출… 日 미군기지 2곳서도 검출
입력 2011-03-16 18:24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일본 대지진 피해 구호 작업에 투입된 일부 미군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 제독제 복용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내 미 해군 기지 2곳에서 낮은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확인했다. 국방부는 요코스카항 해군 기지에 정박 중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서 낮은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요코스카 기지와 아쓰기 기지 등 2곳에 주둔한 병력과 가족들에게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환기 시스템을 밀봉토록 권고했다.
로널드 레이건호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실종자 수색과 구호물품 수송에 투입됐다 레이건호로 귀환한 헬리콥터 승무원 17명에게서도 방사성 물질이 확인돼 오염 제거 조치와 함께 중화제인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토록 했다.
미 해군 7함대는 방사성 물질 오염 확산을 우려, 현지 구호 작업에 투입된 함정 3척에 대해서는 동해(일본해) 쪽으로 위치를 옮겨 지원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미군 당국은 지금까지 확인된 방사성 물질의 준위가 낮아 외출 제한 권고는 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7함대는 구조 함정들의 도착 지점을 일본 동부 해안이 아닌 혼슈 서부 해안으로 변경했다. 7함대 관계자는 “승무원 일부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으나 그 정도는 안전기준 이하”라고 밝혔다.
일본 지진 피해 및 구조 상황을 보도하던 CNN 방송 기자도 방사성 물질 피폭을 우려, 생방송을 중단하고 철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재난사태 전문 취재기자로 유명한 앤더스 쿠퍼는 14일 밤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2시간짜리 원전 피해 관련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했으나 1시간만 진행한 뒤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쿠퍼 기자는 대피 직후 트위터를 통해 “안전 우려 때문에 이 지역을 벗어나야만 했다”면서 “겨우 연료를 구해 현재 핵 문제 관련한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