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찬양사역자 최미·최인혁 나란히 새 앨범, 어느새 쉰 훌쩍… 찬양은 농익은 한편 에세이

입력 2011-03-16 19:14


최미(55) 사모와 최인혁(51) 집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세대 찬양사역자들이다. 최 사모는 30년 넘게 최 집사도 25년 동안 화려한 조명이 켜진 무대에서 때론 낡고 초라한 마루 바닥에서 가끔은 어려운 이웃들의 삶 속에서 찬양을 부르며 복음을 전했다. 찬양사역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두 사람이 최근 삶의 고백을 담아 잇따라 앨범을 내놓았다.

최 사모가 사역 3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사랑한다는 것은’은 17년 만에 나온 정규 앨범이다. 2008년에 이미 찬양사역 30주년을 지낸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앨범을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이 안 좋았어요.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늘 머리가 아파 약을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무대에 설 힘조차 없으니 당연 목소리도 안 나왔지요.”

하지만 밀려드는 사역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다 1997년 12월 최 사모는 ‘여기가 마지막 무대’라는 심정으로 간구했다. 며칠을 그렇게 기도하자 비로소 원인을 찾아냈다. “7년 동안 매달 30회 이상 집회를 다니면서 저의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 찬양을 부르며 쏟아내기만 했습니다. 비우기만 했지, 나 자신을 위해 채우지를 못했던 겁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자 어느새 힘이 생겼다. 차츰 복용하던 약도 끊었다.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이듬해 그는 전국을 다니며 찬양사역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2000년엔 또 다른 사역에 도전했다. 후배 여성 찬양사역자들과 ‘회복21’을 설립하고,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들을 위로하고 상담하는 여성사역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대표곡 ‘나의 등 뒤에서’ ‘물가로 나오라’를 비롯, 새로운 곡 10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삶의 고백과 같은 노랫말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 곡마다 최 사모는 해설도 곁들였다. 찬양을 부르는 게 왜 힘들었는지, 어떻게 회복되었고 받은 은혜가 무엇인지, 또 찬양들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것 같다.

‘최인혁 25주년 기념 헌정앨범’은 후배 사역자들과 함께 새롭게 편곡해 부른 앨범이다. 꿈이 있는 자유, 김명식, 강명식, 헤리티지, 에이멘, 남궁송옥, 장윤영 등 최고의 CCM 가수들이 참여했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헌정앨범에는 최 집사가 처음으로 쓴 ‘주여 인도하소서’를 비롯, ‘오 예수님’ ‘우리 모두 노래합시다’ 등 20곡이 담겨 있다.

지나온 사역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7년 전 미국 워싱턴 지구촌교회로 집회를 갔을 때다. 한 전도사로부터 요청을 받아 후배 사역자와 함께한 무대였다.

“교회 예배당은 컸는데, 20명 정도 앉아있더라고요. 어쨌든 최선을 다해 찬양을 부르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전도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날, 이민생활이 힘들어 자살을 결심했던 한 여성이 우연히 교회 앞을 지나가다 제 노래를 들었고, 삶에 대한 소망을 가졌다는 겁니다.”

최 집사는 그와의 통화에서 분명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인혁아! 전화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단다.” 눈으로 볼 때는 적은 인원이고, 또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자신의 찬양을 듣고 회복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최 집사는 한 명이 있든, 만 명이 있든 말씀으로 모인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껏 묵묵히 그 현장을 섬겨왔다.

최 집사는 최근 앨범 작업을 함께 했던 후배 사역자들과 뜻 깊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전국 10개 도시에서 열리는 ‘통조림 콘서트’가 그것이다. 입장료로 통조림이나 쌀을 받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19일 서울 중계동 꽃동산교회에서 첫 통조림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어 다음달 3일 전북 익산시 신광교회에서도 진행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