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한반도에 방사능 온다" 가짜 메시지 확산
입력 2011-03-16 00:59
일본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이 한국으로 날아오고 있으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기상청 명의로 무차별 확산 중이다. 인터넷에서는 열흘 뒤 미국 본토에 방사성 낙진이 쏟아진다는 허위 예보를 도식화한 기상도가 유포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기상청은 15일 “발신자가 기상청인 것처럼 속여 불안감을 조성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떠돌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을 뿐더러 내용도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2호기 폭발로 풍향이 바뀌어 한반도에 방사능 낙진이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메시지는 ‘24시간 실내에 머물고 창문을 닫아라’ ‘비를 절대 맞지 말고 목과 피부를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하라’ 등 구체적 행동지침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은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전파됐다. 글을 접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진위를 놓고 논쟁을 벌이거나 기상청에 문의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최초 유포자를 색출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키로 했다. 경찰은 메시지를 재송신하거나 인터넷에 올린 사람도 처벌할지 검토하고 인터넷 모니터링(감시)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인터넷에서는 ‘방사성 낙진 지도(NUCLEAR FALLOUT MAP)’라는 제목의 기상도가 확산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기상도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노심용해가 일어나면 열흘 뒤 방사성 낙진이 날아와 미국 서부해안 지역을 뒤덮는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도 왼쪽 아래에는 방사선 안전업체 ‘호주 방사선 서비스’(ARS)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논란이 커지자 ARS는 방사성 낙진 지도를 배포한 적이 없고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공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우며 진화에 나섰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