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클래식 연주자들… 2011년 2월 그래미상 받았다
입력 2011-03-15 19:48
지난달 열린 제5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실내악 퍼포먼스 상을 받은 실내악 그룹의 주축 멤버들이 한국계인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한국계 클래식 연주자가 그래미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대형 사고’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대니얼 정(27)과 캐런 김(28), 한국인 첼리스트 김기현(29), 그리고 미국인 비올리스트 제시카 보드너(28) 등 4명으로 구성된 파커 콰르텟(The Parker Quartet·사진)이다. 이들은 리게티의 현악 4중주 앨범(낙소스)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김기현씨는 14일 전화통화에서 그래미상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저희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어요. 심지어 저는 시상식 당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다른 연주회에 참가했을 정도니까요. 나머지 세 명은 시상식에 참석했지만 유명 스타와 사람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어요(웃음). 그래서 파커 콰르텟이 호명되는 순간, 그 친구들 머릿속에는 ‘구두 굽이 높은데 어떻게 하면 무대 위까지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2002년 결성된 이들의 시작은 지극히 소박했다. 미국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 동창인 이들은 학점을 받으려고 현악 4중주단을 만들었던 것. 그룹 이름은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자 상징 건물인 옴니 파커 하우스에서 따왔다.
김씨는 단원 4명 중 3명이 한국계인 것은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연주 잘하는 친구 위주로 앙상블을 짜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계 연주자가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파커 콰르텟은 오는 6월 내한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주축이 된 앙상블 디토와의 듀오 공연과 리사이틀을 각각 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