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이종석 동남아 총괄 부사장 “젊은 인구 많고 경제성장 빨라”

입력 2011-03-15 22:04


(10)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법인 있는 싱가포르

“20년 뒤를 내다보면 미국 유럽 중국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 동남아 시장입니다.”

지난 7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에서 만난 이종석(48·사진) 삼성전자 동남아 총괄(부사장)은 이 지역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개 법인 중에서 동남아는 현재 작은 시장이지만 경제성장이 빠르고 무엇보다 젊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잠재적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은 인구가 많고 자원도 풍부해 앞으로 개인 소득이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며 “미리 씨를 심어야 시장이 커지면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큰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폰은 동남아 국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면서 “20∼30대 젊은이들이 최신 스마트폰은 하나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 다양한 스마트폰을 출시해 휴대전화 부문 1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관광객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태블릿PC를 이용하면 주문과 결제를 쉽게 할 수 있는 등 개인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태블릿PC 시장이 일반 PC 시장보다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3G망이나 와이파이 같은 통신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많이 사고 이용하면 관련 시장이 한 계단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기회를 삼성전자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성장시장에서 소니 같은 일본 브랜드의 위상은 여전히 높다. 이 부사장은 “전자업계는 혁신이 빨리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기회가 생긴다”며 “경쟁업체보다 앞서 현지 특성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고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부사장은 “장사 오래하려면 현지에서 사랑받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동남아 지역에서 삼성전자는 고가의 LED TV나 갤럭시S 등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면서 글로벌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공장을 짓고 현지인들을 많이 채용해 선호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좋은 인력을 뽑기 어렵지만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서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만 이익 보면서 오래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P&G, 켈로그, 존슨앤드존슨에서 근무하다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 글로벌마케팅실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동남아 총괄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