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늘리기 결국 ‘헛말’
입력 2011-03-15 18:56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을 전년보다 31.2%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해 대기업이 나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대기업에 해당하는 300명 이상 규모의 사업장 취업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취업자 수는 2382만9000명으로 2009년 같은 시기보다 32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통계 분류상 대기업에 해당하는 300명 이상 사업장의 취업자 수는 195만2000명으로 오히려 3만1000명 감소했다.
300명 이상 사업장 취업자 수는 2005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07년 183만9000명까지 줄었다. 이후 2008년 186만6000명으로 상승반전한 뒤 2009년까지 2년 연속 증가해 198만3000명까지 늘어났다.
반면 중견·중기업에 해당하는 종사자 5∼299명 사업장 취업자는 지난해 말 1239만명으로 2009년보다 40만3000명 늘었다.
대기업 일자리 수 전망은 올해도 밝진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65곳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채용인원이 지난해보다 3.7%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국면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에 차이가 나는 것은 근본적인 산업구조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수출 제조업 중심인 대기업과 달리 중기업은 노동집약적 내수나 서비스업 비중이 높기 때문.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전무는 “대기업은 신성장 분야를 창출해야 추가 고용 수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