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방사능 공포에 아찔한 롤러코스터… 변동 폭 103P 출렁… 결국 1923.92 마감

입력 2011-03-15 21:55


15일 국내 주식시장은 눈앞이 아찔할 정도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증권·자산운용사 직원과 투자자들은 침이 바싹바싹 마르는 하루를 보냈다.

오전 9시 전날보다 4.41포인트(0.22%) 내린 1966.82로 개장한 코스피는 30분쯤 후인 9시32분에는 1985.82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일본 원전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오전 10시20분쯤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장에 공포감이 퍼진 것은 11시20분쯤부터.

일본 후쿠시마의 제1원전 4호기 화재가 수소폭발이 원인이라는 NHK의 긴급보도가 나오면서 ‘방사능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코스피는 일본의 긴급 보도 이후 20∼30포인트씩 빠지더니 낮 12시가 지나면서 60∼70포인트씩 추락했다. 오후 1시6분에는 89.14포인트(4.52%)가 빠져 1882.09까지 밀렸다. 오후 2시40분쯤 일본중앙은행의 20조엔 추가 유동성공급 발표가 나오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포인트(2.40%) 내린 1923.92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13.54포인트(2.69%) 내린 489.44에 거래를 마쳐 연 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전날 대비 하락폭(47포인트)은 지난해 11월 11일 ‘옵션쇼크’(53포인트) 때 이후로 가장 컸다. 장중 하락 폭은 103포인트로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30일(102포인트) 이후로 최대였다. 일 중 주가지수 변동 폭이 100포인트가 넘는 극도의 변동 장세가 펼쳐진 셈이다.

이날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전체 상장사의 18%에 해당하는 36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보합으로 마감했을 뿐 20위권 내 대형주가 모두 급락했다. 일본 지진의 반사이익이 예상됐던 철강금속(-3.30%), 전기전자(-3.72%), 화학(-0.18%) 업종은 하루 만에 하락, 전날 급등분을 반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주식을 운용하는 사람 중 원전을 잘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게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중동 사태도 불확실성이 문제였듯이 당분간 주식 비중을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도 “일본이 원자력기구에 도움을 요청한 만큼 원전 피해가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