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한반도 상공 1년 내내 서풍… “피폭 가능성 없다”

입력 2011-03-16 01:02


폭발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보다 서쪽에 위치한 도쿄에서 방사선 준위가 높아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기우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바람을 타고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로 날아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0시 울릉도의 방사선 준위는 0.151μ㏜(마이크로시버트)/h로 측정됐다. 이틀 전인 13일 같은 시각(0.138μ㏜/h)보다 약간 증가한 수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환경방사선량률 실시간 공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방문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기술원은 “당시 울릉도 상공에 비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상 범위 내에서의 변동으로 일본 원전 사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비가 내리면 대기 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이 씻겨 내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치가 증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 평상시 0.05∼0.3μ㏜ 범위로 변동하고 있으며 증가한 수치도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비가 그치면서 방사선 준위는 낮아졌고 15일 오후 4시 현재 울릉도 지역의 방사선 준위는 0.139μ㏜/h를 기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일본 원전 폭발사고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흩어지고 있으며 한국에 당장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도 “대기권 1㎞ 이상에서는 지구 자전 때문에 한반도에서 일본 쪽으로 연중 서풍이 분다”며 “5m 떨어진 곳에 선풍기를 켜놓고 입김을 내뿜었다면 입김이 선풍기 너머로 날아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대기권 1㎞ 아래에서는 국지적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한반도까지 1000㎞가량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주변 물질에 대부분 흡수돼 별다른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17일부터 인천공항에 방사능 오염 감시기를 설치하고, 국내 방사선 준위가 높아질 경우 방사선 비상 진료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긴급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