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전력공급 차질… 조업 중단… 흔들리는 日 간판기업
입력 2011-03-15 22:33
대지진 여파로 상당수 일본 기업은 조업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상황이다.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일본 경제의 간판격인 기업들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15일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전자업체 소니는 미야기(宮城)현 공장이 쓰나미로 침수되는 등 동북지방 6개 공장이 모두 조업을 멈췄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 도시바도 이와테(岩手)현 기타카미(北上)시 반도체 공장 조업이 중단됐다. 애플 아이패드 부품 등 세계 낸드플래시를 3분의 1 이상 공급하는 도시바는 현재 피해상황을 파악 중이다.
또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16일까지 일본 내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도요타 측은 “본사 및 자회사 종업원의 안전 확보와 가족들의 안부 확인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수출용 소형차 야리스 세단 등을 생산하는 미야기 공장과 이와테 공장 조업이 멈추면서 업계에서는 도요타의 북미 수출이 일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닛산도 일본 내 전 생산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아울러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오일앤드에너지는 미야기현 센다이(仙臺)시 공장 등의 가동을 멈췄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 신일본제철도 이와테현 가마이(釜石)시 제철소 등의 조업을 중단했다. 조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용 강판 등의 출하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수도권을 포함한 동일본 지역에서 제한송전을 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전기를 공급하는 9개 도와 현을 5개 그룹으로 나눠 하루 3시간씩 전기를 끊는 방식이다.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는 후쿠시마 제1, 2원전의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6∼7시에 4100만㎾가 필요하지만 공급능력은 3100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당분간 임직원들을 초과 근무 없이 오후 5시30분에 퇴근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 아에온은 전 점포 3500곳에서 TV 등 설비는 물론 판매 물품을 비추는 조명과 옥외광고판을 소등했다. 오다큐전철도 특급열차 운행을 중단했고 일반열차 운행도 감축하기로 했다. 또 공영방송 HNK는 15∼18일 교육방송 및 BS-2 위성채널 방송시간을 매일 5시간씩 줄이기로 했다.
생산 차질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방사능 공포까지 겹치면서 일본 간판 기업들의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도시바는 전날보다 80엔(19.46%)이나 떨어진 331엔으로 거래를 마쳤고 신일본제철도 29엔(10.94%) 빠진 236엔을 기록했다. 또 소니는 전날에 비해 226엔(8.86%) 떨어진 2324엔, 도요타는 245엔(7.4%) 빠진 3065엔에 마감됐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