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3개월 국가 비상사태"… 사우디-이란戰 비화 우려도
입력 2011-03-16 01:07
바레인 정부가 15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셰이크 하마드 바레인 국왕은 “국가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3개월 동안 바레인군 총사령관이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레인에서는 시아파가 주축을 이룬 시위대가 수니파 왕정 교체를 촉구하며 한 달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200년 가까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어 수니-시아파 종족 간 갈등이 심화돼 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군 병력 1000명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경찰 500명이 14일 바레인 당국의 시위 진압 지원을 위해 바레인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가 국제적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가 바레인에 군대를 파병하면서 걸프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이란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 국가인 이란 간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슬람권의 양대국이자 경쟁국이다.
사우디가 바레인에 군대를 투입하자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5일 “외국군 파병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AP통신은 바레인에 파병된 사우디군 병사 1명이 이날 수도 마나마에서 시위 진압과정 중 숨졌다고 사우디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사우디군 소속 아흐메드 알라다기라 병장이 마나마에서 시위대 1명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