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근호 ‘월드컵 아픔’ 정면돌파 한다
입력 2011-03-15 18:22
‘월드컵의 아픔, 이번에는 씻어낸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2010년 6월1일.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허정무 감독은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의 카펠라호텔에서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했다. 훈련에 참가했던 26명 중 탈락의 아픔을 맛본 선수 명단에는 예상외의 선수가 포함됐다.
남아공월드컵 예선 10경기에 출전해 3골을 터뜨려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2008년 11월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결승골을 기록해 19년 만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승리를 이끈 선수였기에 그의 탈락은 충격적이었다.
그 비운의 스타가 바로 이근호(26·사진·감바오사카)였다.
이근호는 25일 온두라스(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9일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15일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27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후 ‘눈물의 귀국’을 했던 이근호는 그동안 쓰라린 아픔을 겪었다. 탈락 후유증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며 잊혀진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근호는 절치부심하며 오뚝이처럼 부활했다. 지난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렸고, 5일 J리그 개막전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런 활약으로 이근호는 조심(趙心)을 움직여 마침내 작년 8월11일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 이후 7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는데 성공했다. 조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나이지리아 전에 소집됐던 이근호는 당시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근호는 이제는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엄청난 활동량과 돌파력이 다시 살아나 조광래 감독 특유의 패스 축구에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감독은 “이근호는 동계훈련을 잘 소화했고 최근 6개월 동안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팀 명단(27명)
△골키퍼=정성룡(수원)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하강진(성남)
△수비수=곽태휘(울산) 이정수(알사드) 김영권(오미야) 황재원(수원) 박주호(이와타) 최효진(상주) 이상덕(대구) 홍철(성남) 김태환(서울)
△미드필더=이용래(수원) 윤빛가람(경남) 김성환(성남)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조영철(니가타) 조찬호(포항) 고창현(울산)
△공격수=박주영(AS모나코) 지동원(전남) 김정우(상주) 김신욱(울산) 이근호(감바 오사카) 박기동(광주)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