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성 서울신대 총장 “인문학과의 통섭이 새로운 100년 자양분”
입력 2011-03-15 17:49
“전국 200대 대학 중 100년 역사를 지닌 학교는 10여개밖에 안 되는데, 오늘 감격스런 100주년을 맞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총 때문입니다. ‘개교 100년, 새 사람 새 역사’라는 표어 아래 지성과 영성, 덕성이 겸비된 창조적인 기독교 지도자를 육성해 세계적인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우뚝 세우겠습니다.”
15일 서울신학대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예배에서 기념사를 낭독한 유석성(61·사진) 총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은 서울신대가 100년 역사 속에서 일제와 공산주의 탄압 등 가시밭길을 걸었지만 ‘건강한 복음주의’를 추구하며 한국교회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쳐 왔다는 자부심과 책임감 때문이다.
유 총장은 최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등을 초청한 인문학 강좌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교내에선 학생들에게 빵과 꽃, 도서상품권을 나눠주는 총장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다소 생소하게 인문학이나 사회성을 강조하는 것은 한신대에서 기독교윤리를,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이력과 관련돼 있다.
그는 ‘신학교에서 신앙 외에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해야 할 것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소한의 인문학적 소양과 인간됨의 덕성 등이 조화를 이뤄야 영성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진짜 영성이 뭔지 아십니까. 하나님을 경외하고 타자를 사랑할 줄 아는 것입니다. 그것은 타자를 위한 존재로서 사랑과 정의, 평화, 비폭력 등을 내포합니다. 이런 책임감 없이는 절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