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우리에게 와야”

입력 2011-03-15 00:50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4일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이날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0주기 추도식 및 추모음악회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매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현 회장은 “오늘은 범 현대가가 공존하고 화합하는 자리”라면서 “아직 정 회장으로부터 화해 제의를 받은 적은 없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오면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현 회장의 이날 발언이 현대차와의 화해의 핵심은 현대상선 지분을 넘겨받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회장은 이날 저녁 7시15분쯤 행사장에 도착했다. 정몽구 회장은 오후 6시30분부터 리셉션장에 있다가 현 회장이 오기 전에 박희태 국회의장, 김황식 국무총리 등과 함께 사진전이 열리는 세종홀로 자리를 옮겨 두 사람의 직접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정몽준 의원,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 범현대가(家)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해 손님들을 맞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는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웃으며 악수해 화해 무드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자들이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것인지 묻자 “서로가 잘 돼야지”라며 “유치하게…그런 거 안 해”라고 말해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이 넘겨받을 경우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