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또 폭발… 2호기도 위험

입력 2011-03-15 01:30

2차례 수소폭발 11명 부상… “격납용기는 안전”

일본 대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 수색 및 구조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강진과 대규모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워낙 심각한데다 여진이 계속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이날 또다시 폭발 사고가 일어나 핵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도쿄와 수도권 일대 8개 현에서 이날부터 제한송전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국민 생활도 큰 혼란을 빚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추가폭발=후쿠시마 제1원전의 3호기에서 이날 2차례 수소폭발이 있었다.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300m 상공으로 치솟는 등 지난 1호기 폭발 때보다 훨씬 강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3호기가 폭발해 건물 외벽이 무너졌으나 격납용기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폭발 이후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법정 한도를 넘지 않았으나 사고로 도쿄전력(TEPCO) 사원 등 1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2호기도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되고 연료봉이 냉각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났다. 1·3호기에 이어 3차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이날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南相馬)시 하라마치(原町) 화력발전소에서 작업용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한때 중유 탱크가 폭발했다고 알려졌으나 다행히 탱크 연소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시신 발견 속 구호 및 지원 물결=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南三陸) 마을과 오시카(大鹿)반도 해안가에서 이날 각각 1000명의 시신이 발견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 및 실종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후지TV와 마이니치신문은 경찰청과 지자체 등을 인용해 이날까지 사망자가 4200여명이고, 생사 미확인자가 2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 요미우리신문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난민이 전국적으로 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정부는 구조 활동을 위해 현지에 자위대 병력 10만명을 투입하고 비상식량과 식수 등을 긴급 공수했다. 일본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구조팀을 파견한 국가와 국제기구의 수가 97개에 달한다. 최근 영유권 분쟁 등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중국과 러시아 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도 공군 C-130 수송기 3대를 이용해 긴급구조대 102명을 일본에 추가로 파견했다.

◇우리 교민 희생자 첫 확인=외교통상부는 재일교포 이모(40)씨와 조선 국적의 재일동포 김모(43)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씨 등은 일본 히로시마 소재 건설회사 직원으로서 지난 11일 지진발생 당시 일본 동북부 이바라키현 소재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굴뚝 증설공사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두 사람의 시신은 구조대의 현장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씨는 수십년 동안 일본에 거주해 온 교포이며, 김씨는 한국이나 북한 국적을 갖지 않고 일본에도 귀화하지 않은 법률상 무국적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