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vs 카드업계… ‘수수료율’ 전쟁 점입가경

입력 2011-03-14 18:21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싼 카드업계와 정유업계 간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는 14일 “주유소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 수준으로 낮춰 기름값을 인하해야 한다”며 “수수료율을 0.5% 포인트 인하하면 연간 2100억원 정도의 소비자 부담 경감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주유 시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90%에 달해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수수료가 고유가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유업계의 공세는 지난달 21일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정부가 기름값을 내리기 위한 각종 방안을 쏟아내면서 정유업계에도 동참하라고 압박하자 오 회장은 카드 수수료를 문제 삼았다. 이어 나흘 후 한국주유소협회는 정기총회에서 “유류세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ℓ당 휘발유 14원, 경유 10원을 인하할 수 있다”며 오 회장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주유소협회는 현행 결제금액의 1.5%인 정률제 수수료를 정액제로 바꾸자는 제안도 내놨다.

카드업계는 발끈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반박자료를 내고 “수수료율 인하 요구는 기름값 인하가 아닌 정유업계의 마진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1983년부터 기름값의 공익적인 측면을 감안해 국내 최저 수수료율인 1.5%를 적용해왔고 단 한 차례도 수수료율을 인상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를 폐지하거나 정액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국세와 지방세, 다른 고세율 품목 등은 물론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