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피겨선수권 개최 불가… J리그 3월 예정경기는 취소

입력 2011-03-14 18:08

‘피겨퀸’ 김연아(21)의 복귀무대로 관심을 모은 도쿄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일본 대지진으로 결국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14일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일본빙상경기연맹과 협의한 결과 참가 선수단의 안전을 감안해 21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던 도쿄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 개최가 불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ISU는 이어 대회를 연기할지 아니면 취소할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음달 14일부터 17일까지 요코하마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팀 트로피 대회 역시 개최가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ISU는 11일 지진 발생 후 대회가 열리는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 시설에 문제가 없다는 일본빙상연맹의 보고를 근거로 대회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지진 피해 규모가 확인되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의 후속 피해가 이어지자 대회 강행에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했고 결국 대회 연기 또는 취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일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김연아의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김연아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다음달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지원과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참가하기로 돼있다.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역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자력 발전소 및 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으로 제한 송전을 실시하면서 야간 경기 및 돔 경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14일 “대지진의 영향으로 3월 중 열리는 시합을 전부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J1, J2리그 시합과 나비스코컵의 3월 일정이 전부 취소됐고 향후 개최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본 프로야구 역시 15일 센트럴·퍼시픽 양대 리그 이사회가 긴급 소집돼 경기 일정 조정을 논의한다. 이번 지진 피해가 큰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라쿠텐 골든 이글스 홈구장 크리넥스 스타디움이 균열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는데다 나머지 구장에서도 관중 및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김현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