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폭발한 3호기, 1호기와 다른점은… 핵연료봉 녹는 온도 더 낮아 위험

입력 2011-03-15 00:29

14일 폭발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3호기는 사용하는 핵연료가 1호기와 다르고 발전 용량도 훨씬 크다는 점에서 폭발의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호기도 1호기와 마찬가지로 핵 연료봉 피복제인 지르코늄과 냉각수가 반응하면서 발생한 수소 에너지가 폭발의 원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호기는 발전 핵연료로 우리나라 원전과 같은 ‘저농축 우라늄(SEU)’을 쓰는 반면 3호기는 플루토늄이 섞인 핵연료(MOX)를 사용하고 있다. 순수 우라늄 연료봉은 95% 이상의 우라늄-238과 5% 미만의 우라늄-235로 구성된다. 하지만 실제 중성자로 때렸을 때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두 동위원소 가운데 혼합 비중이 적은 우라늄-235이다. MOX는 5% 미만의 우라늄-235 자리를 플루토늄-239로 대체한 것이다. 플루토늄-239는 우라늄을 핵분열에 사용한 뒤 생성되는 물질로 핵무기 제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우라늄 핵분열로 생산된 플루토늄을 3호기에서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한반도 핵 문제 등과 맞물려 플루토늄 혼합 연료봉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MOX로 된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온도가 섭씨 2800도로 우라늄 연료봉(2850도)보다 약간 낮다는 점이다. 그만큼 ‘노심 용해’(원자로 중심부가 녹아내리는 현상)가 더 낮은 온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우라늄 연료봉보다 녹는 시점이 낮아 위험성이 1호기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연료가 우라늄 연료보다 녹는 시점이 약간 낮을 뿐 핵분열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우라늄을 사용할 때나 플루토늄을 사용할 때 생성되는 세슘, 방사성 요오드 등의 조성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3호기가 1호기보다 규모가 큰 만큼 폭발로 외부에 노출되는 방사성 가스 양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원자력안전기반기구(JNES)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1호기의 출력규모는 ‘50㎾ 미만’, 3호기 출력규모는 그 2배인 ‘100㎾ 미만’으로 표시돼 있다. 만약 3호기 역시 1호기와 마찬가지로 격납용기에서 배출된 수소 섞인 가스가 격납용기와 외부 건물 사이에 차 있다가 터졌다면, 갇혀있다 공기 중에 퍼진 방사성 물질의 양이 두 배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