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국내 증시 업종별 희비 엇갈려… 철강·정유화학 웃고 항공·여행·보험 울상
입력 2011-03-14 18:38
14일 국내 주식시장은 일본 대지진 피해에 따른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본 주요 기업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는 철강 정유화학 전기전자 업종이 크게 오른 반면 항공 여행 보험 업종은 급락했다. 당분간 한류 열풍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만큼 관련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과 경쟁관계가 분명한 업종은 당분간 반사이익이 예상되지만, 국제 유가나 엔·달러 환율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정유화학·IT주 웃고=주요 업종 가운데 철강이 7.05% 급등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정유화학 4.25%, 전기전자가 3.42% 상승했다. 철강의 경우 강진으로 일본 연간 생산량의 22%를 차지하는 공장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하이스틸이 지난 주말보다 14.90% 치솟아 상한가를 쳤고, 동국제강(12.86%), 현대제철(10.12%) 등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POSCO는 8.32% 올랐다.
일본의 정유·화학 설비도 장기간 가동 중단이 예상되면서 국내 정유사 및 화학공장이 부족분을 충당하게 될 거란 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였다. S-Oil은 12.90% 급등, 14만원대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호남석유도 11.11%나 올랐다. 일본의 도시바, 소니, 파나소닉 등 IT기업과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자동차 공장 등도 조업을 중단한 상태여서 국내 IT·자동차주도 반짝 올랐다. 삼성전자(4.41%), 하이닉스(8.66%), LG디스플레이(4.29%)가 반등했고 현대차(1.64%), 기아차(0.99%)도 소폭 상승했다.
◇항공·여행·한류주는 직격탄=전 세계적인 여행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항공, 여행, 카지노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보험료 지급액이 천문학적 규모로 추정되면서 보험도 약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7.33%, -10.64%나 급락했다.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도 각각 -14.99%, -13.74%로 두 자릿수 추락을 면치 못했다. 보험업종도 주말보다 -2.19% 내렸다.
한류 관련 엔터테인먼트주는 지진 충격파가 가장 컸다. 대지진 여파로 예정됐던 공연 등이 연기 또는 취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욘사마’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14.87%)마저 급락을 피하지 못할 정도. ‘소녀시대’로 한류 열풍을 기대했던 에스엠 역시 14.81% 떨어져 하한가를 기록했고, 제이와이피엔터도 14.91%로 하락 마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업종별 수혜가 있을 수 있지만 전 세계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엔화가 중·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 반사이익 효과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