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주변국 방사능 확산 체크 비상… 日 파견 美 승조원들 17명 1시간 노출돼

입력 2011-03-15 00:37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잇단 폭발로 주변 국가들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면서다.

싱가포르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할 방침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기상국과 환경보호국은 5분마다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승조원 17명이 약 1시간 동안 한달치 분량의 방사능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구조작업 지원을 위해 파견된 레이건호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 연기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사능 노출에 따른 부작용을 호소하는 미군은 아직 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수천 마일이 넘는 두 나라 거리를 감안할 때 하와이, 알래스카, 미국 서부 해안에서는 어떤 유해한 수준의 방사능 노출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원전 참사를 경험한 러시아는 이미 극동과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방사능 노출 수준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지난 12일 일본 제1원전 1호기 폭발이 발생하자 비상대책 검토를 지시했다.

중국은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도 벌였다. 세계 최대 규모인 다롄(大連) 훙옌허(紅沿河) 원전을 비롯해 건설 중인 원전 건립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밝혔다. 중국은 1991년 친산(秦山) 원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3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훙옌허를 비롯한 28기를 새롭게 건설 중이다.

중국 환경보호부 장리쥔(張力軍) 부부장은 “방사능 누출 지점과 공기, 해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일본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중국으로 흘러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도 일본의 방사능 누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밝혔다. 그는 오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일기도 분석 결과 일본 동해안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기류가 예상돼 방사능 누출이 있더라도 우리나라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