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바닷물 쏟아부어도 역부족… 2호기 연료봉 무방비
입력 2011-03-15 01:32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폭발을 막기 위한 도쿄전력 측의 필사적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원자로 3호기는 14일 오전 11시1분 마침내 폭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안 냉각수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 연료봉이 수면 위로 완전 노출됐다. 도쿄전력은 냉각수 투입 작업을 벌였으나 이날 밤에만 두 차례나 연료봉이 완전 노출되며 원자로 외벽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호기 추가 폭발은 막아라” 초비상=제1원전 3호기는 13일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 노심 온도가 급상승했다. 이에 도쿄전력은 노심에 바닷물을 퍼붓는 작업을 계속했지만 폭발을 막지 못했다. 사고는 1호기 때와 마찬가지로 원자로 외벽과 격납용기 사이에 가득 찬 수소가 폭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전력은 이날 2호기 냉각시스템 작동이 중단되자 “2호기도 폭발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근무를 더욱 강화했다. 냉각시스템이 멈추면서 2시간30분 동안 연료봉이 완전 노출됐다. 오후 8시부터 냉각수를 투입했지만 원자로 격납용기 증기통풍구가 막히면서 냉각수 수위를 낮췄고 오후 11시 다시 연료봉이 완전 노출됐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1~3호기 모두 노심 용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지지통신은 연료봉 노출과 관련, “연료봉이 녹아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용해현상이 일어나면 원자로가 손상돼 방사능이 누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위기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문가팀 파견을 공식 요청했다.
◇3호기 폭발은 1호기보다 훨씬 강해=3호기 폭발은 1호기 때보다 훨씬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3호기 폭발로 원자로 건물이 뼈대를 남겨두고 날아간 점은 1호기와 비슷했지만 연기와 화염이 1호기 폭발 당시보다 훨씬 심했다고 전했다. 즉 수소 폭발 특유의 흰 연기뿐 아니라 회갈색 연기가 300m 상공까지 치솟았고, 화염도 1호기 때보다 더 높았다.
요미우리신문은 3호기 폭발을 두고 수소 폭발 외에 다른 이변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소마에서도 이날 폭발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체르노빌 원전 같은 대참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체르노빌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과는 달리 원자로 격납용기가 없어 안전성이 훨씬 낮았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이날 폭발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사원 4명과 협력회사 종업원 3명, 자위대 대원 4명 등 모두 11명이 다쳤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