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냉각재를 담수 아닌 바닷물로 쓰면… 원자로 오염으로 재가동 불가능

입력 2011-03-14 21:56

원자력발전소는 뜨거워진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자로에서 핵분열이 시작되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고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이때 냉각수는 원자로 내부를 적정 온도로 유지시켜 노심이 녹아내리는 것을 막고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다.

일반적으로 냉각수는 발전소 내 탱크에 저장된 담수를 쓰고, 유실되거나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소방용수나 인근 강물 또는 바닷물을 끌어다 쓴다. 바닷물을 냉각수로 공급하는 건 극단적 상황에서만 고려된다. 바닷물은 소금(염화나트륨) 등 각종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어 냉각수로 이용하면 원자로가 오염돼 재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 원전 원자로 1·3호기의 냉각수 시스템이 고장 나자 노심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바닷물을 퍼다 붓고 있다.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냉각수 공급 부족으로 연료봉 노심이 일부 노출됐다면 이미 원자로는 손상을 받았다”면서 “일본 정부가 원자로 폐기를 상정하고 취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속 바닷물로 원자로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노를 둘러싼 강철 격납용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닷물은 원래 사용하던 냉각수에 비해 온도가 낮다. 온도 차이에 의해 격납용기에 ‘열 충격’이 가해지면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원자로가 노출돼 더 큰 폭발과 이로 인한 방사능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 방사선 대량 유출로 이어질 만큼 큰 균열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