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日 열도 전체 여전히 불안정”… 美 교수 “쓰나미 위력 원자폭탄 육박”

입력 2011-03-14 18:38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았지만 일본 열도 전체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일본 지진 전문가들이 밝혔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위력은 원자폭탄 폭발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지진조사위원회 아베 가쓰유키(阿部勝征) 위원장(도쿄대 명예교수)은 지난 13일 지진조사위 임시회의를 개최한 뒤 “열도 전체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베 위원장은 “진원지는 길이 400㎞, 폭 200㎞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으로 확인됐다”면서 “산리쿠 앞바다 중부와 동북부 일부에서 단층이 어긋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조사위는 100∼150년 주기로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는 ‘도카이(東海) 대지진’ 가능성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회의에 참석한 기상청 관계자는 “도카이 대지진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므로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위원장은 “연구자들이 지진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점을 반성했다”며 “더 대담한 발상을 해야 자연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해양공학과 해리 예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원자폭탄 폭발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 교수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길이 400㎞, 두께 80㎞가량의 해저 표면이 평균 0.9m 움직였으며, 이는 바닷물 수십억t이 갑자기 위치를 바꾸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로써 촉발된 수면 변화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함유한 쓰나미를 만들었다.

미 플로리다주립대 해양학과 필립 프뢸리치 교수는 “파도의 높이가 10m라면, 길이를 2마일(3.2㎞)로 봐도 탱크 수십대가 돌진해 오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비록 액체지만 단단한 해머와 같은 파괴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쓰나미는 건물 기둥, 벽, 자동차를 휩쓸어 그것을 다시 ‘무기’로 만들기 때문에 파도가 무릎 높이라도 사람을 쓰러뜨리기에 충분한 힘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