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세슘, 인체 침투시 각종 암 유발

입력 2011-03-13 19:13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와 우라늄 연료 중 일부가 녹는 ‘노심(爐心) 용해’로 인해 방사능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방출됐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다 피폭자가 늘어나면서 방사능 피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방사능이 인체에 위험한 것은 세슘과 요오드라는 방사성 물질 때문이다. 우라늄 원료가 핵 분열하면서 생기는 세슘은 많은 양이 인체에 침투할 경우 불임증·전신마비·백내장·탈모 현상을 일으키고, 골수암·폐암·갑상선암·유방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할로겐족에 속하는 요오드도 몸에 과잉 축적될 경우 갑상선암과 후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능의 또 다른 무서운 점은 쪼인 양이 적어 처음에는 별 다른 이상이 없었더라도 수년 내지 수십 년의 잠복기를 거쳐 이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방사능은 세포, 특히 유전자(DNA)를 변형시킬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백혈구와 적혈구를 생산하는 골수가 방사능 노출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일단 방사능에 노출되면 방사선의 강한 전리작용에 의해 세포핵 속의 유전물질 또는 DNA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암이나 기형아 출산, 유전병이 나타나게 된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이명철 교수는 “방사능에 의한 백혈구 손실은 빈혈과 면역기능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며 “고강도 방사능엔 조그만 노출돼도 생식기, 피부, 눈, 폐, 소화기관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공기와 물, 음식 섭취도 문제다. 몸속에 방사능 물질이 그대로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영향은 몸 밖에서 방사선을 직접 쪼이는 것의 수십만 배에서 최고 1조 배까지 클 수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방사능의 독성은 배설이나 목욕 등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방사능 피폭으로 죽은 사람을 화장해도 재 속에 그대로 남아 있을 정도”라며 “방사능 오염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