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과거사 딛고 이젠 이웃… 힘내 빠른 복구를” 위로 글 가득 성숙한 네티즌들

입력 2011-03-13 19:02

대지진 피해를 겪은 일본 국민에게 위로와 함께 “힘내라”는 격려의 메시지가 국내 포털 사이트를 가득 채웠다. 아픔을 함께 나누는 양국 국민의 따스한 마음이 불편했던 한·일 관계에 새 희망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네티즌은 반일 여론에 편승해 일본을 비하하는 글에 뭇매를 가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13일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라면과 물을 사서 14일 일본대사관 앞으로 갈 것”이라며 “일본은 우리와 악연이 많은 나라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는 이웃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닌,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말 그들(일본) 때문에 눈물이 날 줄 몰랐다”면서 “장난감처럼 떠가는 집과 차, 부디 안정을 찾길 바란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대지진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빨리 복구되기를 희망한다는 글이 가장 많았다. “다신 이런 지진이 없기만을 바란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일본을 비하하는 댓글에 따끔한 충고를 가하는 글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대참사를 당한 (일본) 사람에게 과거사 얘기를 꺼내고 질타하는 건 정말 못할 짓”이라며 “지금은 어떻게든 피해를 복구하고 마음을 위로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사람이 죽어 가는데 답답한 옛날 얘기를 하는 건 잘못됐다. 일단 돕고 구호하고 안타까워하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네티즌은 “일본인 아내와 아이가 도쿄에 있다. 지진 나고 한동안 연락이 안 돼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아무 피해 없다고 한다. 일본 도호쿠 지방에 계신 모든 분들 힘내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네티즌의 자발적인 성금 모금이 진행됐다. 목표 모금액은 2000만원이었다. 대한적십자사도 트위터(@KoreanRedCross)를 통해 구호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였다.

재난영화 ‘해운대’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박중훈씨는 “실제 쓰나미와 8도가 넘는 이번 지진은 영화보다 훨씬 더 참혹하다. 이웃 나라 일본이 재난을 잘 극복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온라인에 가득찬 한국인의 격려와 응원에 일본인들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일본인 네티즌은 “죄 많은 일본이지만, 한국의 여러분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썼고, 다른 일본인 네티즌은 “많은 사람이 응원해줘서 일본은 정말 행복하다. 일본인으로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