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고립 생존자 찾아라” 헬기 수색… 자위대 10만명 투입

일본 동북부에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3일 현지에서는 생존자 구조 및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복구 작업 속속 진행=일본 자위대와 경찰 소속 헬리콥터 수십 대가 미야기현 이와테현 등 피해 지역 상공을 저공비행하며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자위대 8000여명이 이 지역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후쿠시마현 후타바(?葉)초 앞바다에서 건물 지붕을 타고 표류하던 60세 남성이 이날 오전 해상 자위대 호위함에 의해 구조됐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으며, 쓰나미 사고 당시 아내가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와카바야시(若林)구 아라하마(荒浜) 지역 등지에서도 생존자들이 속속 헬기에 의해 구출됐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3일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을 구조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수색대는 경찰견을 이용해 건물 잔해에서 시신을 찾는 일도 계속하고 있다. 시신 수색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물이 빠지면서 시신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구조대원은 처참한 광경에 눈물을 흘리며 시신을 거뒀다.

대피소에서 머물던 주민들도 복구에 나서기 시작했다. 몇몇 주민은 집으로 돌아가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운송업체에 근무한다는 한 남성(40)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진흙이 무릎까지 차 있었다. 집과 대피소를 오가는 생활을 오랫동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피해가 적은 곳에선 주민들이 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길에 내놓고 집안과 동네를 청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자위대 10만명 투입=일본 정부는 피해 복구에 군과 항공기, 선박 등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육상·해상 자위대의 절반인 10만명이 복구에 나설 전망이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은 간 총리에게서 “재해지역 병력 투입을 10만명으로 증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2010년도 예산의 예비비 잔여분 2038억엔을 활용해 피해자 구조 활동을 우선 추진한다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장관이 밝혔다. 일본 의회는 2011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할 계획이다.

피해를 입지 않은 일본 각지로부터 의료 및 구조 인력이 속속 피해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돗토리현은 의사 120명을 비롯해 소방대원 58명을 지난 12일 급파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