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형… 웸블리서 만나자” 이청용, FA컵 후반 45분 천금의 헤딩 결승골

입력 2011-03-14 01:02

이청용(23·볼턴 원더러스)과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0∼2011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에서 한국인 더비 매치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청용은 12일 열린 버밍엄과의 FA컵 8강전에서 후반 45분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 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시즌 3호골에 7도움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이청용은 FA컵 4강에서도 맹활약해 소속팀을 결승에 꼭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이청용은 "버밍엄을 꺾고 웸블리 구장을 밟게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볼튼의 오언 코일 감독은 “이청용이 환상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극찬했다.

맨유도 13일 오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아스널과의 대회 8강전에서 전반 28분 파비우 다 실바의 결승골과 후반 4분 웨인 루니의 추가골이 터지며 2대 0으로 승리, FA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팬들의 최대 관심은 볼턴과 맨유의 맞대결이 이뤄질지 여부다. 볼턴과 맨유가 결승 길목에서 맞붙는다면 이청용과 박지성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대결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FA컵 최다인 11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3∼2004시즌 정상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2006∼2007시즌에는 라이벌 첼시와의 결승 맞대결에서 져 준우승했다. 볼턴은 네 차례 FA컵을 제패했으나 1957∼1958시즌 이후 50년 넘게 정상을 밟지 못했다.

이청용과 박지성 모두 맞대결 기대가 크다. 박지성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재활 중이어서 13일 아스널과의 FA컵 8강전에 결장했지만 복귀가 임박했기 때문에 다음 달 중순 예정된 FA컵 4강에서는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이청용도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버밍엄을 꺾고 웸블리 구장을 밟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우리 팀이 FA컵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청용과 박지성은 지난해 9월16일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 둘의 첫 맞대결이자 통산 11번째 한국인 대결을 펼쳤다. 이청용은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교체 직전까지 뛰었고 박지성은 후반 8분 라이언 긱스 교체 선수로 기용돼 그라운드에서 이청용과 선·후배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승부는 2대 2 무승부로 막을 내려 누구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나란히 올 시즌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이청용과 박지성(6골, 4도움)이 FA컵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