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 “비상 인력 25명 배치… 日지진 규모 커 여진 계속될 것”
입력 2011-03-13 18:16
기상청 지진센터 상황실장인 이현 지진관리관(국장급·사진)이 13일 오후 5시쯤 초췌한 모습으로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2층에 위치한 지진상황실에 들어섰다. 그는 지난 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3일 동안 퇴근도 못하고 계속 근무했다. 이 관리관은 “일본 대지진 이후 기상청 지진상황실은 전쟁터”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이후 평소 2명이 근무하던 상황실에 25명의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했다. 일본 지진과 관련해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는 자료를 분석해 국내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상황실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국가지진감시상황시스템 게시판에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파형, 진동 그래프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이 관리관은 “직원 3명이 실시간 전달되는 일본 지진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2차 분석을 하는 직원도 3명을 추가했다”며 “외신이 전하는 실시간 뉴스를 체크하는 직원도 2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이후 접속 폭주로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가 마비돼 기상청은 일본 지진데이터 원자료를 직접 분석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진상황실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관리관은 “지진 규모가 워낙 커 판이 안정되는 기간까지 여진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혹시 있을지 모를 방사능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량이 많아 직원들은 초주검 상태다. 이 관리관은 “직원 모두 밤을 새거나 쪽잠을 자며 일하고 있다”며 “여진 등 긴급한 상황이 쉴 틈 없이 발생해 모두 퉁퉁 불은 자장면이나 다 식은 밥을 먹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 관리관은 “이번 지진은 규모가 워낙 커 많은 국민이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정확한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하루에 수십 차례 회의를 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수시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