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한반도 서쪽 인근 해역서 2차례 ‘무감 지진’
입력 2011-03-13 18:18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인근 해역에도 2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지진은 일본에서 계속된 여진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13일 오전 3시12분쯤 인천 서쪽 약 120㎞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12일 오전 8시15분쯤에도 충남 태안 격렬비열도 북서쪽 50㎞ 해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이틀 연속 한반도 인근에 지진이 발생하자 강진에 따른 여진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지난 11일 이후 규모 5.0 이상의 강도 높은 지진이 120여 차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 5.0∼6.0이 96차례, 6.0∼7.0이 20차례 관측됐고 7이 넘는 지진도 3차례나 발생했다. 기상청은 규모 5.0 미만의 지진은 수백 차례 넘게 감지돼 수치화 작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일본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일본에서 관측되는 여진은 주로 북미판 위에서 발생하고 있다. 북미판이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끼어 판형이 뒤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안쪽에 위치해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일본 열도가 우리나라의 보호막이 돼 여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해일 피해 가능성도 낮다. 여진이 지난 11일 발생한 강진 진원지를 중심으로 일본 동북부 반경 400∼500㎞ 안쪽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1983년 5월 일본 혼슈 아키타현 서쪽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7.7)과 93년 7월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해역에서 시작된 지진(규모 7.8) 당시 해일이 우리나라 동해안을 덮쳐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줬다. 하지만 이 지진은 모두 일본 서쪽 해상(동해)에서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인천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은 일반인이 느끼기 어려운 무감 지진으로 피해도 없다”며 “다만 일본 서쪽 해상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