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사상 첫 회항 사태… 이륙후 기체 아랫부분서 진동·소음
입력 2011-03-13 20:49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공군 1호기)가 기체 결함으로 이륙 1시간40분 만에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비행하기 곤란한 ‘비상상황’은 아니었으나 대통령 전용기가 회항한 사태는 초유의 일이다.
대통령 전용기는 12일 오전 8시10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식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이륙 30분 만에 기체 아랫부분에서 진동과 함께 소음이 감지됐다. 전용기 기장은 랜딩기어까지 내려보는 등 긴급 점검을 실시한 이후 “비행에는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통령 경호처 등 참모진은 회항을 결정했다.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은 13일 “100만분의 1의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기는 군산 앞바다에서 기수를 돌렸고, 공중을 선회하며 항공유를 모두 버린 다음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점검 결과 전용기 비즈니스 출입구 아래쪽 외부공기 흡입구 내 에어커버 장치 이상으로 확인됐다. 전용기는 1시간 동안의 수리와 재급유를 마친 다음 오전 11시15분쯤 인천공항을 출발, 예정보다 2시간가량 늦은 이날 밤 UAE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다.
전용기 점검은 대한항공이 실무를 담당하고, 공군이 관리하고 있다. 청와대는 2010년 4월부터 대한항공에서 5년 장기임차 형식으로 전용기를 빌려 운항해 왔다.
전용기는 출발 전날인 11일 실시한 점검비행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대통령 탑승 이후 문제가 생겼다.
UAE 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간 이 대통령은 첫날인 12일 밤(한국시간) 알아인 특수전학교에 교육훈련 지원을 위해 파견된 우리 아크(Ahk)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 파병부대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부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양국 특수부대원들의 연합특공훈련 시범을 관람했으며, 지갑과 노래방 반주기를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UAE는 형제 관계로 볼 수 있다”며 “양국 관계는 10∼20년이 아닌 50∼100년, 후세까지 좋은 관계, 특수한 관계로 될 것이다. 사명감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라는 뜻이다.
아부다비=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