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PN 한국대회 준비한 4인 한국교회의 갈 길을 말하다… 한국교회의 영성, 세계와 나누자

입력 2011-03-13 18:12


지난 7∼11일 경기도 포천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열렸던 글로벌 킹덤 파트너십스 네트워크(GKPN·Global Kingdom Partnerships Network) 대회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서구권과 비서구권 교회가 동등한 위치에서 세계교회의 당면 현안을 논한 자리였다. 이 자리는 사메 모리스(이집트 카스엘도바라복음교회) 목사, 엘리아스 단타스 미국 나약대 교수, 김정석(광림교회) 홍성욱(안양제일교회) 목사 등 국내외 ‘4인방 목회자’의 헌신이 있었기에 성사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로부터 한국교회의 세계화와 비서구권 교회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를 들어봤다.

“그동안 서구교회는 전 세계 교회의 어젠다를 선점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역학구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부흥의 불길은 북쪽과 서쪽이 아닌 남쪽과 동쪽으로 이동해 동북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교회의 놀라운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이젠 비서구권 교회의 몸집이 더 커졌어요. 비서구권의 선두주자인 한국교회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3년 전 서구교회와 비서구교회의 ‘동행’을 주창하며 단타스 교수와 함께 GKPN 대회를 태동시킨 모리스 목사는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신앙의 유산과 영적 건강성, 부흥의 경험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GKPN과 같은 국제적인 모임을 통해 자랑스러운 영감을 세계교회와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모리스 목사는 또 “한국교회가 수많은 선교사를 세계 곳곳에 파송했지만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여전히 고립돼 있다”면서 “이제는 한국교회가 ‘글로벌 하이웨이(Global Highway)’에서 세계교회와 함께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인 단타스 교수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서구권 교회의 문제점은 신앙의 세대를 잇는 활동력과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젊고 열정적인 비서구권 교회가 희망을 제시해야 할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영훈 김정석 홍성욱 고명진 목사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이 이번 대회를 훌륭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글로벌 처치(Global Church)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고 귀띔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내는 물론 세계를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가 지구촌화돼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내부 정치에 집중하다 보니 세계교회의 흐름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리더십과 포용력, 국제적 감각을 지니고 서구권과 비서구권을 연결하는 미래 지향적인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한국교회의 세계화가 인재 육성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 2세기 거룩한 자산을 지닌 한국교회가 서구 선교단체의 지부 역할만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조용기 김상복 목사님과 같이 영어로 자유 토론할 수 있고 국제적 마인드와 탁월한 네트워크 능력을 지닌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