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환자 85% 화병 노출… 조사대상 절반이상 경제 곤란
입력 2011-03-13 17:31
여성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 10명 중 8명 정도는 화병(火病)에 노출돼 있으며 남편과 자녀들이 환자 간병을 위해 휴직, 휴학, 업무 단축 등과 같은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문병인 교수는 유방암과 갑상선암, 자궁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투병했던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심적 스트레스 여부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85%가 화병이 의심되거나 화병 진단 기준에 부합했다고 13일 밝혔다.
문 교수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40점 척도의 화병 체크리스트를 적용한 결과 57명이 11점 이상으로 화병에 해당됐고, 28명은 4∼10점으로 화병을 의심할 수 있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일주일 동안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최소 10번 이상 일상생활의 문제나 신체적, 감정적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발표된 일반인 화병 유병률이 4∼5%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많은 여성암 환자들이 매우 큰 신체적, 감정적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 교수는 “또 조사 대상 환자의 56%가 암 투병 시 가사일과 간병을 남편과 자녀가 해 줬으며 이로 인한 배우자, 자녀의 휴직·휴학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더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의 붕괴를 막기 위해 여성암 환자들에게는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며 가족들에게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