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강타] 유라시아-태평양 지각판 맞물리는 ‘불의 고리’ 인접

입력 2011-03-11 22:08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사람들에게 지진은 일상이다. 피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지만 규모 4~6을 넘나드는 지진을 숱하게 겪어 넘겨온 탓이다. 이 지역에 지진이 잦은 이유는 인접한 태평양 근해에 지질학자들이 붙인 별칭을 보면 알 수 있다. 연안이 유라시아와 태평양, 필리핀해 지각판들이 맞물리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인접해 있어서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11일 “진앙지인 일본 북동부 해안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 침투해 들어가는 판경계(interplate) 지역이라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혼슈 동북부에 위치한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아키타 야마가타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지진이 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했다. 2008년 6월 14일 이와테 미야기현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도 이번 지진의 진앙에서 가깝다.

환태평양 지진대를 뜻하는 불의 고리는 대륙판들의 경계지역으로 지각이 매우 불안정하다. 지각판이 서로 맞물려 있다가 마찰력만으로 지탱하지 못할 경우 바로 미끄러지면서 지표면이 갈라지는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불의 고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 그동안 잠잠했던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서 화산 폭발과 지진 활동이 점차 증가하면서 이번 일본 강진 규모에 맞먹거나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강진을 앞두고 문제의 혼슈 북동쪽 해역에서 지난 9일 이후 규모 3~5 안팎의 소규모 지진이 17차례나 관측됐다는 것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지난 6일 이바라키현에 고래 50여 마리가 밀려와 강진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인터넷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도 향후 30년 내 수도 도쿄를 포함한 간토(關東)지역에서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에 달한다고 경고해 일본 내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정동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