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ke Up’ 집회… “기독청년 깨우려다 한국교회가 일깨워졌다”

입력 2011-03-11 18:49


10일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서울 행당동 무학교회(김창근 목사)에서 진행된 Wake Up 집회에 참석한 기독 청년들은 자신이 경험한 감격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고 퍼날랐다. 도대체 이날 청년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집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들에게 현실은 절망처럼 보였다. 한국교회, 이 사회 어디를 봐도 위기가 아닌 곳이 없다는 의식이 퍼져있었다. 교회에 대한 감격, 예배에 대한 갈망보다는 회의와 좌절감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 같은 마음을 꿰뚫어본 것일까. 이찬수(사진)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에스라 3장 10∼13절 본문으로 ‘통곡과 함성’이라는 주제 설교에서 “지금 젊은이들이나 한국교회가 걸린 무서운 병은 패배의식이다. 현실만 바라본 채 습관적으로 ‘안 된다’고 주저앉아 비난만 한다”며 “찬양은 환경이 아닌 결단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진짜 위기는 도덕적 타락이나 수적 감소, 안티 기독교의 공격이 아니라 회개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나 자신과 한국교회를 위해 통곡하고 절망할 때”라고 했다. 이어 “저와 웃어른 세대가 한국교회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며 “내가 이 자리에 서는 게 부끄럽다. 내가 무슨 염치로 서겠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회개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제목은 하나였다. “우리를 살려주옵소서.” 참석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던지 일어서거나 두 팔을 들거나 발을 구르기도 했다. 가슴을 치거나 눈물 흘리는 청년들, 무릎을 꿇거나 엎드려서 통곡하는 이들도 많았다.

권영석(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 목사는 “선배로서 후배 청년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정철(남서울은혜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도 “지금 이 땅이 어두운 이유는 우리 목회자들 때문이다. 주님은 이 땅의 죄를 위해 중보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죄의 중심에 있었다”고 울부짖었다. 이에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다시 한번 살려달라고 눈물로 간구했다.

회개 기도가 길어지면서 애초 10시까지 예정됐던 Wake Up 집회는 1시간이 더 지나서야 끝났다. 하지만 무학교회 본당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참석자 중 중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상갑(무학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는 “청년들을 깨우려다 오히려 목사인 내가 일깨워졌다”며 감격해했다.

기독 청년들의 회개와 부흥집회인 Wake Up은 특정 교회나 단체가 아닌 지역교회와 부흥한국 등 선교단체가 공동 주최한다는 게 특징이다. 무학교회를 시작으로 상명대(15일) 남서울은혜교회(17일) 성복교회(19일) 구의교회(25일) 선한목자교회(4월 21일) 국민대(4월 26일) 고려대(5월 3일) 이화여대(5월 17일) 경원대(5월 24일) 등지에서 집회가 계속된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