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논란 겪은 세메냐 “대구 세계육상대회서 800m 2연패 이루겠다”

입력 2011-03-11 18:17

성 정체성 논란 끝에 여성으로 공인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선수 카스터 세메냐(20)가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에서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AFP통신은 11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 외곽에서 열린 남아공 육상대회 400m에 출전해 54초03으로 우승한 세메냐가 “800m를 뛸 준비가 끝났다. 대구에서 세계선수권 우승 타이틀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리 통증 탓에 800m보다는 짧은 400m를 뛰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린 세메냐는 “2연패를 달성하고자 많이 노력했고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타이틀 방어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세메냐는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800m에서 1분55초45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한 후 세계 육상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하지만 남성적인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 등으로 남자라는 성 정체성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의료 전문 조사단을 구성, 1년에 걸쳐 세메냐의 성을 자세히 검사한 끝에 “여성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