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공병여단 120공병대대 주명옥 상사, 불길 뚫고 주민 7명 구한 용감한 군인

입력 2011-03-11 18:14


화염에 휩싸인 집에 뛰어들어 7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한 용감한 군인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2공병여단 120공병대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는 주명옥(41·사진) 상사. 당직사관으로 부대 주변을 순찰하던 주 상사는 지난 9일 오전 2시49분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주 상사는 119 신고 후 200여m 떨어진 현장으로 내달렸다. 주 상사가 도착했을 때 한모(62)씨의 주택 보일러실에서 시작된 불은 이미 주택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자신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주 상사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출입문을 박차고 들어가 잠자던 한씨와 손녀 등 일가족 6명을 모두 깨워 부대 위병소로 대피시켰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가족 전체가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 불은 사그라질 줄 모르고 옆집으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이때 한씨 가족으로부터 “집 뒤에 홀로 사는 할머니가 있다”는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주 상사는 또다시 쏜살같이 옆집으로 달려가 불길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김모(81) 할머니를 업고 나왔다. 얼마 뒤 100㎡ 남짓한 벽돌집은 몽땅 내려앉았다.

주 상사의 용감한 구조 활동은 한씨가 몸을 추스른 뒤 생명의 은인을 찾기 위해 부대를 방문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한씨는 “가족 모두 불이 난 것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어서 큰일날 뻔했다”며 “나와 소중한 가족의 생명을 구해준 주 상사와 군에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 상사는 “국민의 재산과 인명을 보호해야 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나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오히려 쑥스럽다”며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에게 더욱 봉사하는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춘천=글·사진 정동원 기자 cdw@kmib.co.kr